Skip to main content

Posts

Showing posts from December, 2025

10화 — 〈새로운 역사의 씨앗〉

하늘은 옅은 구름에 덮여 있었고, 한성의 공기는 이른 아침의 차가운 기운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나란의 마음속에는 결연한 열기가 차올라 있었다. ‘이제부터는… 내가 선택한 시대를 지킨다.’ 전자기기가 남긴 마지막 경고 — 잔여문 미확인. 그 말은 이제 그녀의 책임이었고, 사명처럼 가슴에 박혀 있었다. 도경이 마루 아래서 올라오며 말했다. “나란 아씨, 오늘도 관아에서 그대를 찾을 것이오. 어제 당신이 보여준 방역법 덕분에 사대부들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소.” “괜찮아요. 이젠 숨지 않을래요.” “하하… 강해졌군.” 그의 웃음은 여느 때보다 부드러웠다. 솔은 부엌에서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언니, 아침 먹고 가요! 힘내야지!” “고마워 솔아. 금방 갈게.” 평범한 아침 같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제부터 시작될 일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1. 작은 학교의 시작 며칠 뒤, 나란은 마을 아이들과 어른들을 모아놓고 작은 마당에서 말했다. “오늘부터 이곳에서 물 사용, 손 씻기, 간단한 약재 사용법을 가르칠 거예요.” “그런 것들을… 왜 배워야 하오?” “여러분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요.” 사람들은 처음엔 의심스러워했지만, 나란은 천천히 물을 끓여 보여주고, 깨끗한 천을 삶아 표본처럼 건조시켜 보였다. 아이들이 속삭였다. “나란 언니는 진짜 신기한 걸 많이 알아…” “귀신이 아니라 진짜 배운 사람이래.” 솔은 자랑스럽게 두 팔을 허리에 얹었다. “그럼! 우리 언니 얼마나 똑똑한데!” 그러자 마을 사람들 중 누군가 말했다. “저 아씨 말대로 했더니 우리 둘째 열이 내렸소.” 그 말로 분위기는 바뀌었다. 수업이 끝난 뒤 도경이 조용히 물었다. “이렇게 많은 이들에게 지식을 나눠도 괜찮겠소?” “네. 언젠가 역사는 자연스럽게 흐를 거예요. 나는 그저 조금 더 살기 좋게 만드는 것뿐이에요.” “과연… 그대답소.” 도경은 나란의 머리카락 끝을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렸다. “사실은… 조금 두렵소.” “두렵다구요?” “그대가… 다시 문을 마주치게 될까 봐.” 나란...